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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강아지 보리는 2년 된 요크셔테리어입니다.
1년 반 전, 강사모에서 가정견 분양으로 데려왔는데
만약 지금 다른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면 무조건 유기견으로 데려오고 싶습니다.
보리가 어릴 땐 귀가 접혀있기도 했습니다.
데려온 첫 날
보리의 이름이 보리인 이유는 그냥... 어감이 귀여운 단어를 고르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름을 짓고 보니 대한민국에 보리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참 많더군요...허허
이왕이면 특별한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서 개명(?)할까 고민도 많이 해봤지만
역시 보리라는 이름이 입에 착착 붙어서 그냥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나봅니다.
뽁뽁이를 물고 있는 보리
새로 사온 샤워 타월을 갖고 노는 보리
보리에겐 집 안의 모든 물건이 장난감인가 봅니다.
영수증도, 휴지도, 인형도, 양말도, 심지어 책이나 비닐봉지 까지도
보리에겐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는 물건이 되어버립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방문을 열 때나, 외출 후 거실을 보게 될 때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보리만의 플레이 타임의 잔해들을 볼 때면
보리가 정말 심심했겠구나...하면서 못난 주인인 것을 반성하게 됩니다.
보리가 자주 가는 일자산 공원
보리는 거의 매일 산책을 나갑니다.
이왕이면 산으로, 들로 멀리멀리 오래오래 산책을 시켜주고 싶지만
주인의 컨디션에 따라 10분 정도의 산책만으로 보리를 달래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리가 주인 대신 영수증이나 휴지랑 노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보리는 어린 시절 사회화 시기를 놓쳐서 다른 강아지를 무서워합니다.
다른 강아지를 보면 호기심은 생기는지 먼저 다가가 코를 들이밀다가도
상대 강아지가 다가오면 맹렬하게 짖어버립니다.
그 상대 강아지와 견주님께 죄송해서 요즘은 아예 다른 강아지와 접촉을 못 하게 하는데
이러다보면 정말 왕따가 되어버린대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세나개에 사연을 접수해볼까도 고민중입니다.
긁지 못 하게 깔때기를 쓰게 한 적도 있습니다 ㅠㅠ
보리에겐 심한 알러지가 있습니다.
알러지를 가진 강아지들은 정말 많습니다.
대부분은 알러지원을 찾아 알러지 반응을 억제시킬 수 있는데,
보리의 알러지원은 정확히 나오질 않습니다.
동물병원에서 28만원을 내고 다양한 검사를 해봤는데도 명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알러지 반응 자체를 억제시키는
'사이토 포인트' 라는 주사를 매달 맞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얼마 전에 임상실험을 통과한 약이라는데
보리의 알러지 반응에 정말 효과적이라 비싼 가격에도 눈물을 머금고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술 2번만 안 마시면 되는 돈이라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닙니다.)
멀리 있는 병원까지 보리를 데리고 가는 게 힘든 일이긴 하지만
매일 시간 맞춰 약을 먹이는 것보다 훨씬 덜 번거로워서 정말 좋습니다.
평소엔 엄살이 엄청나면서 주사 맞을 땐 깽 소리 한 번 안 내는 모습이
정말 기특하고 예쁩니다.
아주 예쁘고 오묘한 갈색눈동자
치명적인 엉덩이와 뒷다리
보리는 아주 매력적인 갈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눈으로 저를 빤히 바라볼때면 꼭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보리의 머릿속이 정말 궁금해집니다.
보리의 뒷다리는 정말 토실토실하고 탱탱합니다. 운동을 많이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 뒷다리를 손으로 조물거리고 있다보면 세상 행복해집니다.
다행히 보리는 순한 강아지라서 몸의 어떤 부분을 만지든 얌전히 만짐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껏 앞, 뒷 발바닥의 꼬순내를 맡을수도 있습니다.
보리는 엉덩이도 사랑스럽습니다.
적당히 살집이 있어서 보리를 안은 다음 엉덩이를 토닥이다보면
세상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것 같고 내 품안의 보리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어져 저도 모르게 보리를 안고 춤을 추게 됩니다.
사료도 잘 먹어서 아주 기특합니다
상추나 배추같은 채소도 잘 받아먹습니다
보리의 입맛은 까다롭지 않습니다.
어릴 땐 입이 잛아서 사료 샘플들을 잔뜩 신청해 이것저것 먹여보곤 했는데
지금은 입맛이 무던해진건지 어떤 사료를 사와도 잘 먹어주어서 아주 기특합니다.
지금 먹이는 사료는 지그니쳐 칠면조 입니다.
눈물을 잡는 데 좋대서 먹이는 중인데
사실 눈물에 대한 효과는 잘 모르겠고 그냥 보리가 맛있어하며 잘 먹길래
당분간 정착해 보려고 합니다.
보리는 과일이나 채소도 아주 좋아합니다.
웬만한 것들은 다 좋아하며 받아먹습니다.
아, 한동안은 사과만 먹였더니 사과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겨울이 되면 아빠에게서 고구마를 하도 얻어먹어서 포동포동해지곤 합니다.
관절에 무리가 될까봐 체중 조절을 해주고는 있는데,
살이 오른 엉덩이나 행복해 하는 얼굴을 보면 뭐든지 맘껏 먹게 해주고싶은 마음이 샘솟습니다.
이게 바로 부모의 마음인가 봅니다.
보리의 또다른 매력포인트인 크고 쫑긋한 귀
보리는 겁이 정말 많습니다.
귀가 커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집 안의 큰 소리나는 물건들은 다 무서워합니다.
저번에 엄마가 휴지곽을 바닥에 내리쳐서 큰 소리가 난 뒤로,
누군가가 휴지곽을 들기만 하면 뒷걸음질 치며 맹렬히 짖어댑니다.
그 모습이 우스우면서도 얼마나 무서우면 저럴까 싶어 안타까워지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파리채로 모기를 몇 번 잡은 뒤로는 파리채도 무서워하기 시작해서 큰일입니다.
밤에 모기를 잡느라 파리채를 들면 어찌나 짖어대는지,
이웃집에게 미안해 죽겠습니다.
몸에 뭘 올려놔도 가만히 있는 착한 보리
보리의 돌 잔치 때, 모자를 쓰고도 얌전한 보리
겁이 많은 한편으로, 성격이 무던하기도 합니다.
몸 위에 무언가를 올려놔도 싫어하거나 화를 낸 적이 없습니다.
주인을 믿기 때문에 그런거라고 저 혼자 생각하고 있는데,
이 추측이 맞다면 정말 더 사랑스럽고 기특할 것 같습니다.
배를 만져달라고 하는 중입니다
인형을 가지고 와서 놀아달라고 삑삑대기도 합니다
보리는 애교도 많습니다.
틈만 나면 만져달라고 배를 까고 뒤집는데, 그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만져주지 않고는 견딜 수 없습니다.
아침에 늦잠을 자고 있으면 어느샌가 보리가 침대 위로 올라와
등을 대고 함께 자고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조금만 뒤척이면 주인이 깬 것을 아는지 배를 만져달라고 보채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인형이나 간식을 가지고 와 놀아달라는 듯 마구 흔들기도 합니다.
이 모습을 무시하고 놀아주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이 세상에 없을거라고 확신합니다.
보리에 대해 글을 써보려는데, 생각보다 보리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당황스럽습니다.
하이디처럼 제가 보리의 마음을 알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보리가 언제나 행복하고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강아지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만큼 많은 사랑을 주고싶습니다.
글로 정리하다보니 보리가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 강아지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오늘은 꼭 오래오래 함께 산책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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